너무나 짧은 부산 여행 후기

너무나 짧은 부산 여행 후기
너무나 짧은 부산 여행 후기

작년 여름 부산에 다녀오긴 했지만 너무 급한 일정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이 미련으로 남았었는지 운이 좋게 친구들과 부산에 다시 다녀왔어요. 그리고 부산에서 생일을 맞이할 수 있는 행운도 함께 얻었고요. 길진 않지만 사진으로 짤막하게 후기 비슷한 걸 해보겠습니다. 작년 여름엔 날이 너무 더워서 태종대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었어요. 다누비열차로만 한 바퀴 휙 돌고 왔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정말 꼭 보고 오리라 다짐하고 갔었는데, 정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거대한 자연 앞에서 '숭고'함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남포동에서 먹은 것들

남포동엔 먹을게 너무 많아요. 한 일주일정도 부산에서 살 다오고 싶어요. 그리고 달맞이고개에 갔을 땐 바다를 향해 서있는 집들을 보며 부산에 집을 하나 마련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무튼 넘어가고요. '냉채족발'과 '밀면'을 먹었는데요, 뭐 제가 먹은 것들은 부산 가면 기본으로 먹는 것이고, 어떤 분은 복국을 먹어야 진짜 부산에 다녀온 거라 말하던데, 뭐랄까 아이들 입맛에 영 맞지 않아서 말이죠. 족발은 정말 맛있었어요. 냉채족발이었기 때문에 쌉싸리한 맛이 더 많이 느껴졌지만, 나중에 나온 껍데기 부분 쪽을 먹어보니, 족발 특유의 쫄깃함에 달큼한 맛이 더해져 행복지수가 오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거기다 식당 내의 왁자지껄한 분위기 하며,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부산 사투리에 족발과 함께 한잔하시는 분들의 모습. 아주 정겨웠어요. 특히 사투리에 아주 홀딱 반해버렸다고나 할까요. 밀면도 특유의 국물 맛과 쫄깃한 면발의 맛이 어우러져 시원했지만, 어쩐지 이냉치냉을 생각하며 먹고 싶어도 작년 여름, 땀을 뻘뻘 흘린 뒤 먹었던 그 맛이 아니어서 조금은 실망했던 기억이 나요. 여행 중 경험하는 음식의 맛이나 풍경들이 상황에 따라 아주 달라질 수 있다란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그리고 씨앗호떡 너무 맛있어요. 날씨가 추워서 감기 기운이 돌아 약을 사 먹으러 잠시 약국에 갔었는데요. 약국 아저씨께서 서울에서 온 걸 아시고는 이것저것 부산에 대해 알려주셨어요. 그러다 '총각네 호떡'이었나, 그곳을 알려주셨는데요. 총각네 호떡이 남포동에서 제일로 맛있는 호떡집이라 하셨어요. 가보니 1박 2일에서 이승기의 덕때문인지 이승기 님께서 사 먹은 호떡집에 줄이 아주 길더라고요. 아쉽게도 총각네 호떡은 여느 포스 있는 음식 맛의 장인들처럼 자주 문을 열진 않는다 하네요. 혹시 남포동에 갔다가 발견하는 때가 온다면 행운이 함께한 거라 할 수 있겠네요. 호떡에 뭔 행운이냐 해도 난 그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그냥 그렇게 되더라고요.

APEC 누리마루 가는 길

해운대에 가면 누구나 가는 코스겠죠. 동백섬 쪽의 산책로를 따라 걷고, 그러다 등대와 에이펙 누리마루도 구경하고 바다를 보며 산책을 하다 보면 등대가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되는데요. 신선한 바닷바람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광고에서 에어컨 선전을 할 때 광활한 자연 속에서 여신드레스를 입은 님들이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불어오는 바람을 표현하시잖아요? 그런 광고를 볼 때 상상하게 되는 바람이 저곳에서 불어요. 뭔가 여성분들이라면 아시는, '비오템' 화장품에서 강조하는 수분. 그런 것도 느낄 수 있다랄까. 아무튼 아주 좋아하는 장소예요. 마음이 트이는 곳이기에 좋았습니다. 해운대 겨울바다와 갈매기 등 참 좋은 곳입니다. 제 마음속엔 가득하게 푸른 파도와 하늘이 담겨 있으니 그걸로 된 거겠죠. 짤막하고 주절거린 부산 여행기였습니다. 후기 적다 보니 부산에 또 놀러 가서 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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