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준비사항(항공, 숙박, 계획)

스페인 여행 준비사항(항공, 숙박, 계획)
스페인 여행 준비사항(항공, 숙박, 계획)

12박 13일의 일정을 마치고 스페인에서 돌아왔습니다. 여행 준비하면서 고생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다음을 위해, 다른 분들을 위해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면서 했던 것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우선 제가 유랑에서 여러 정보들 얻어간 것을 바탕으로 여행을 마친 뒤 드는 생각은, 사람들의 리뷰나 충고라는 것이 매우 주관적이라는 것이었어요.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지만, 제가 여행을 한 열흘 안에 기획해서 갑자기 가다 보니 아무래도 요약된 리뷰 내용이 제가 아는 전부였고, 거기에 너무 귀가 얇게 흔들려서 오히려 여행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더군요. 그래서 제 여행은 특별히 1) 매우 급히 계획하고 준비 없이 간 여정이었다, 2) 어머니와 함께 모녀 2명이 한 여행이었다, 3) 쇼핑보다는 미술관 선호, 4) (어머니는 오히려 세련되게 여행하는 편이지만) 저 본인은 그저 편한 걸 선호하는 여행객임을 미리 밝혀 드립니다. 저랑 비슷하신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항공편 - 러시아 항공 (바르셀로나 인, 마드리드 아웃)

결론적으로 말해 저는 다시 이용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 걱정했었는데, 뭐 괜찮습니다. 저희야 워낙 표를 급하게 사다 보니 러시아 항공임에도 세금 포함 110만 원 정도를 주고 샀습니다. 그래도 당시 다른 항공보다 몇십만 원 쌌어요. 물론 최고급 서비스 기대는 하지 마세요. 음료와 식사 제공 시 외에는 승무원들 코빼기도 볼 수 없습니다. 영어도 잘 못해서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친절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음식은 한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서울-모스크바) 편에서만 좋았습니다. 약간 한국식 메뉴 (김치볶음밥, 잡채 등)이 나왔거든요. 다른 편들 음식은 제가 먹어본 기내식 중에는 가장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음료의 선택 폭도 다양하지 않고요. 그래도 그것 때문에 20~30만 원 더 내고 다른 거 타 봐야 역시 열몇 시간 타면 다 불편한 게 비행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유럽 내 연결 편은 작은 비행기라 없었지만, 인천-모스크바 사이 구간은 기내 엔터테인먼트도 충분히 제공됩니다.

숙박, 공연 등의 예약 - 얼마나 미리 할 것인가,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등등

저희는 비성수기와 성수기 사이에 갔기 때문에 예약을 안 했어도 숙박이나 국내 교통편 등 구하는데 사실 별 문제가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실제 숙박 등 그날그날 정해 이동하시는 여행객이 꽤 많았고 자리 잡는데 문제도 없더라고요. 하지만 이제 7,8월에 가시는 분들은 당연히 숙박, 국내 교통편 (저가항공과 철도), 알함브라 등 주요 입장권은 출국 전에 다 예약을 완료하고 가셔야죠. 제가 가장 고민했던 건 버스 이동 편인데요, 이건 구간과 요일마다 사정이 좀 다릅니다. 가장 동나기 쉽다고 들었던 것은 론다-세비야 구간 버스입니다. 하루 이틀 전에 인터넷으로 또는 미리 터미널 가셔서 사놓으시는 게 마음도 편하고 하루 일정 잡을 때도 낭비가 없겠죠. 실제로 표가 없는 경우는 많지 않고 기껏해야 그다음 시간표 타는 건데, 주말 특히 일요일인 경우 차편이 몇 대 없어서 이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주 미리 사서 여행 그때 그때 유동성이 너무 없게 할 필요도 없고요, 하루 이틀 전에는 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미리 사는 게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인터넷에서는 카드 결제가 되고, 보통 터미널 창구에서는 현금만 받는다는 점입니다. 도난 우려 때문에 저희는 현금이 별로 없었거든요. 가능한 한 카드를 많이 썼는데, 예상 밖에 카드결제가 젤 안 되는 곳이 터미널이었습니다. 아,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큰 터미널이 아닌 경우 (네르하 등등 작은 도시의 터미널 아닌 터미널인 경우), 매표소가 씨에스타랍시고 문을 닫고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에스타 시간이 곳곳마다 조금씩 다르니 이걸 주의해야겠더라고요. 매표소 문은 닫았고, 물어볼 사람 주위에 아무도 없고, 버스 시간표마저 닫은 문 위에 안 붙여 놓으면 이거 당황스럽더라고요.

요일에 따른 계획

이건 어차피 장기 여행자라서 여유가 있는 사람 말고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참고하세요.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저는 가서 새삼 느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화, 수, 목, 금, 토 그중에서 잡는 게 좋습니다. 물론 대도시라서 상점들이 좀 문을 닫는 일요일이나 뮤지움 등이 문을 닫는 월요일이 끼어도 워낙 볼게 많아서 괜찮기는 합니다만, 주말에만 하는 몬주익 분수쇼도 보려면 목~일 중에 있는 게 좋겠죠. 저는 일요일 밤부터 목요일 아침까지 있어서 딱 분수쇼를 놓쳤어요. 하지만 월요일에 한산해서 좀 좋기도 했습니다. 네르하 가시는 분들 대부분 프리 힐리아나 가고 싶어 하시는데, 일요일에는 교통편이 없습니다. 토요일에는 있기는 하나 하루에 4대 정도 있어서 왕복 이동 스케줄 잡기가 좀 고약합니다. 이왕이면 주중에 가세요. 그럼 주말에는 어디 갑니까? 제 생각에 그라나다나 말라가 정도 이상의 대도시는 주말에 가도 크게 상관없습니다. 론다, 네르하 같이 작은 도시는 주말에 가면 조금 불편할 수 있습니다. 교통편이 별로 없는 것도 그렇고, 레스토랑 외에는 아무것도 열지 않아서 물이나 과일 사기도 힘들었습니다. 물론 론다, 네르하 둘 다 경치가 좋은 곳이지 입장할 곳이 많은 건 아니지만 의외로 물건 살 곳이 없다는 게 불편하더라고요. 대도시에서는 어딘가 열기 때문에 좀 낫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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