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발리 여행 후기

3일간 발리 여행 후기
3일간 발리 여행 후기

발리의 첫 2박은 꾸따에서, 나머지 1박은 우붓에서 했습니다. 발리의 덴파사 공항에 도착하니, 늦은 저녁이네요.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마치면, 환전하라며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는 언니들을 지나 공항 밖으로 나가면 종이에 픽업하러 나온 아저씨들 한 무더기가 마구 종이를 흔들며 서 있습니다. 본인의 이름을 잘 찾아 반갑게 인사해 주시면 됩니다. 저희를 픽업해 주러 오신 분, 인상이 참 좋으시더라고요. 점잖아 보이시던데 봉고차에 짐을 싣고 홀리데이 인 바루나 리조트로 이동합니다.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길은 우리나라 시골 읍내길 보다 조금 좁고 차량도 많습니다. 시간은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시골길을 달리다가 갑자기 두둥 하고 웬 성 한 채가 나타난 느낌이랄까? 아무튼 리조트를 마주한 첫 느낌은 그러했습니다. 리조트 안과 밖의 세상이 리조트 담장 하나로 완전히 분리가 되어 있는 철저히 다른 세계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프런트에서 웰컴 젤리를 안 수저 떠먹으며 숙박 정보를 확인하면 벨보이가 짐을 들고 숙소까지 안내해 줍니다. (팁 잊지 마세요) 저희가 묵은 방은, 수페리어 룸입니다. 방에는 보시다시피, 과일이랑, 허니문 케이크가 놓여있어요. 쫀득한 초콜릿의 엄청난 달콤함이 좋았습니다. 기내에 두고 온 싱가포르 항공의 허니문 케이크가 눈물 나게 그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방은 대체로 깨끗해요. 하지만 첫날, 모기 때문에 엄청 고생하고 다음 날 아침 방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 발견하였습니다. 프런트에 방에서 바퀴벌레 나왔다고 모라모라 했는데 바퀴 벌레 cockroach를 못 알아들어서 일본어까지 총동원해서 설명했습니다. 잠시 후에 직원이 와서 방에 소독해 주겠다고 하던데 들고 들어온 건 벌레 잡는 스프레이 달랑 하나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1층은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특히나 저희 방은 1층 구석이라서 더욱 그랬던 것 같네요. 모기 물릴 때 바르는 비상약은 필수입니다. 조식으로 나오는 뷔페 수준은, 싱가포르에서 머물렀던 호텔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별로입니다. "맛이 없다" 정도는 아니고, 그냥 "한 끼 때운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발리 관광 - 발리에서 첫날

첫날, 저희는 아침을 먹고, 근처 쇼핑센터로 향했습니다.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하는 커플인지라 아침밥 먹고,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한 20분 걸으면 되겠지? 발리를 느껴봐야지 라는 마음으로요. 혹시 저희와 같은 마음을 가지신 분이 계시다면 강력 비추입니다. 햇살 장난 아니고요, 지나가는 오토바이의 소리와, 습관적으로 울려대는 택시들의 빵빵 소리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게다가 2~3분 간격으로 마주치는 택시 기사들의 호객 행위도 짜증입니다. 길은 좁고 날은 덥고 싸움 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 됩니다. 전 나름 선크림 정말 떡칠하고 나갔는데, 손만 선크림 바르는 거 까먹고 돌아다녔거든요. 한국 돌아오니 손가락에 기미 생겼어요. 피부과에 갔더니 손 부분이라 치료도 어렵다고 그냥 지워질 때까지 두라네요. 저 쇼핑몰 이름은 기억이 안나고요, 가면 발리 공예품이랑 이런저런 물건들, 크룩스 등등 판매하고 있습니다. 부디 가까운 거리도 택시 타고 이동하세요. 저희는 이후, 이용한 택시 아저씨가 가이드도 겸하시는 분이라서 내내 그분 콜 해서 이용했네요. 대기 요금, 얼마 추가하고, 이동 요금 해서 다녔는데 아저씨가 잘해 주셔서 편하게 다녔어요. 점심은 뽀삐스 2에 위치한 코리 레스토랑 다녀왔습니다. 음식 괜찮아요, 맛있었어요. 워낙 시푸드를 좋아해서, 새우 요리시켰는데, 맛있어요. 나시고랭도 너무 맛났어요. 이후, 저희는 어디 가든 나시고랭 꼭 먹었답니다. 가장 맛났던 나시고랭은 우붓에 있었고요, 이 집은 두 번째로 맛있었던 곳이에요. 숙소에 돌아가서 더위에 지친 심신을 잠시 쉬고, 저녁에 짐바란으로 시푸드 먹으러 갔어요. 짐바란 시푸드 사진은 워낙 여러 군데 있으니 포스팅 많이 안 할게요. 아무튼 멋진 곳입니다. 5시 쯤갔는데도 빈자리가 많아서 전 제일 앞 테이블에서 석양을 구경했어요. 짐바란 시푸드에서 식사하기 전에, 택시 아저씨의 추천으로 아니카 스파라는 곳에서, 스파 예약하고 왔었어요. 저녁 식사 후, 바로 스파 받고 숙소로 돌아가려고요. 아니카 스파는 아니카 호텔을 포함한 아니카 계열에 속해 있습니다. 바이스로이 스파가 5점 만점이라면, 3. 5~4점 주고 싶네요. 우붓에서 쌍빠 (구 이브) 보다 시설이나, 서비스가 더 괜찮았어요. 첫날은 이 정도로 즐기고 돌아왔답니다. 홀리데이 인 수영장에서 물놀이하고, 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잤던 기억이 나네요. 시원한 바람과, 평화로웠던 시간이, 결혼 준비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기분이었어요. 마지막 자기 전, 스파를 받았더니 잠도 솔솔 잘 오고 저녁 시간 스파 받으시려면, 예약은 꼭 하셔야 할 거예요.

발리 관광 - 발리에서 둘째 날

드디어 이번 신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우붓행입니다. 오전은 어제 아침과 별 다를 바 없는 홀리데이인 호텔 조식을 먹고 이래저래 빈 둥 거리다 12시 호텔 입구까지 픽업 온 블루버드 택시를 우붓으로 들어갔습니다. 택시와 오토바이로 번잡한 꾸따를 벗어나니 차창 밖으로 해안가도 보이고 좋더라고요. 점점 밀림(?)으로 들어가는구나라고 느끼게 되는 건 바다 풍경은 멀어지고, 숲이 보인다는 거? 길은 여전히 시골길입니다. 그렇게 한참 (한 시간 반 정도?) 도착하면, 논을 앞에 두고, 이름도 아름다운 바이스로이 에 도착하게 됩니다. 입구부터, 직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목에 꽃 목걸이를 걸어주더라고요. 체크인을 하고 있는데, 왠 잘생긴 외국 청년이 "나 이제 우붓에서 살기로 결심했어요"라고 외치며 들어오더라고요. 그래 돈 많고, 이런 숙소에서 지낼 수 있는 여력이면 나도 여기 살고 싶단다. 체크인을 마치면, 카트를 타고 숙소까지 이동합니다. 이동 중간중간 위치해 있는 건물 소개해 주는데요. 카트로 이동한다고, 절대 거리가 멀다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짐이 있으니 그냥 서비스인 거죠. 뷰가 너무 좋아서, 탄성 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커피 머신도 있고, DVD 도 있습니다. 테라스 밖으로 보이는, 숲의 모습이 환상적입니다. 참새같이 생긴 새들이 글라이딩 하며 나는 모습도 너무 좋고요. 2시에 예약한 바이스로이 스파는 오후로 미뤄둔 터라, 여유로운 점심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와룽 나시고랭 이 집 강추입니다. 꼭 가세요. 고랭의 진미를 느끼고 오실 거예요. 주인 한 명이 주문받고 만드는 시스템이라 주문 후 20분은 그냥 기다렸는데요. 우리 신랑은 아직도 저 집 고랭 얘기를 한 답니다. 이 전에도 이후에도 저런 고랭은 먹어 볼 수 없었어요. 눈물 나게 맛난 점심을 먹고, 우붓을 헤매다 스파 받으러 다시 바이스로이로 돌아갔어요. 바이스로이는 몇 시에 어디로 픽업하러 와 주세요~라고 얘기하면, 정말 정확한 시간에 픽업하러 오니까, 택시를 탈 일도 없고, 정말 편했어요. 바이스로이로 돌아와서, 여태껏 받은 마사지와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의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추천해 주시는 향으로 했는데, 향이 너무 좋더라고요. 마사지 강도는 strong이었는데요. 아프면서도 몸 저 안 쪽에 뭉친 근육까지 늘어지는 느낌이랄까요. 마사지받고, 저녁 식사 전, 밤에 먹을 야식 사러 잠시 마트에 갔다 돌아오니 방을 꾸며놓았더라고요. 욕조에서 나는 꽃향기가 방안을 꽉 채우는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향 때문인지 정신이 나른 해지는 기분이었어요. 방 구경은 잠시 잊고, 서둘러 저녁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원래 칵테일이 무료였는데, 서비스 시간이 지났었거든요.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괜찮다고 공짜로 주더라고요. 신랑은 와규와, 전 관자 요리를 시켰습니다. 분위기도 좋고, 저녁도 훌륭했습니다. 음식 맛은 한국 고급 레스토랑 정도 수준이었던 것 같아요. 분위기가 좋아서, 만족했어요. 저녁 먹으며, 레스토랑 이곳저곳에서 돌아다니는 도마뱀 구경하며, 도마뱀 우는 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발리 관광 - 발리에서 셋째 날

레스토랑 앞에서 마주친, 거대 도마뱀과의 조우했습니다. 이 녀석은 도망도 안 가더라고요. 체크 아웃 후, 오후에 우붓 시내 구경을 또 나갔어요. 더불어 마사지도 받았습니다. 우붓이 워낙 산골이라 그런지, 시설은 별로예요. (기대하지 마세요) 우붓에서 Eve 스파는 그래도 괜찮다고 했는데 꾸따랑 비교한다면 그냥저냥 그런저런 수준이었습니다. 단지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이 중요해요. 저희처럼 이브 스파 못 찾아서 헤매지 마시고요. 우붓의 또 다른 추천 맛집은 NOMAD입니다. 너무 맛있으니 먹고 미치지 말라는 말인가요? 아무튼 이곳에서 또 고랭과 이 집 추천 요리인 튜나 필렛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맛은 좋아요. 다만 오토바이의 굉음과 택시들의 습관적인 빵빵 소리에 머리가 멍해져서 종국에는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잊게 된다는 최악의 경우도 있습니다. 후식은, 발리 최고의 커피맛을 자랑한다는 툿막 카페입니다. 신랑은 커피 맛이 정말 다르다며 엄청 좋아하던데 전 커피맛을 그다지 잘 못 느껴서 인지 그냥 쓴데 좀 부드러운 정도 느낌이었습니다. 더위에 너무 지쳐서 돌아다니다가 쉬기에 좋아요. 툿막을 마지막으로 바이스로이로 돌아와서 짐 챙겨 공항으로 출발했어요. 자유여행이어서, 이것 저것 준비하고 알아보는 것이 좀 힘들었지만, 그런 과정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 커플의 공통된 의견은 발리를 가게 되면, 우붓 추천입니다. 꾸따는 동남아 어디든 있을 법한 해변과 리조트였다면 우붓은 발리 특유의 문화를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었어요. (저희는 특이한 종교 행사도 구경했습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요.) 분위기는 인사동 와, 홍대 거리와 같은 분위기라 할 수 있어요. 시간과 기회가 허락이 된다면, 우붓 만 다시 가고 싶네요. 다음번엔 래프팅도 하고 문화체험도 하면서 좀 더 우붓의 내면까지 봐야겠어요.

+ Recent posts